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는 불가리아 출신의 프랑스 철학자, 정신분석가, 문학 이론가로, 20세기 후반 프랑스의 구조주의 및 후기 구조주의 사상, 정신분석 이론, 페미니즘 이론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라캉, 바르트, 데리다, 푸코 등의 이론가들과 함께 활동했으며, 특히 언어, 주체, 성, 타자성 등에 대한 심도 깊은 사유로 주목받았습니다.
1. 기호적(semiotic) vs 상징적(symbolic)
크리스테바의 가장 유명한 개념 중 하나로, 그녀는 언어 이전(pre-linguistic)의 세계와 언어 이후(post-linguistic)의 세계를 구분하면서 주체의 형성과 언어의 역할을 설명합니다.
- 기호적(semiotic): 리듬, 억양, 감정, 몸의 움직임 등과 관련된 비이성적이고 비구조적인 차원입니다. 이 차원은 대개 **모계적(maternal)**이며, 무의식적인 차원과도 연관됩니다.
- 상징적(symbolic): 구조화된 언어 체계, 문법, 규칙 등으로 구성된 질서이며, 부계적(paternal) 체계와 연결됩니다. 이는 자아와 사회적 규범이 형성되는 차원입니다.
크리스테바에 따르면, 언어는 이 두 차원의 긴장 속에서 작동합니다. 문학 텍스트, 특히 시는 이 두 차원의 역동적인 충돌과 융합을 통해 창조됩니다.
라캉의 상징계 개념을 확장하면서, 크리스테바는 상징계에 의해 억압되거나 주변화되는 기호적 차원을 주체 형성 과정의 중요한 요소로 봅니다.
2. 혐오(abjection)
《혐오의 권력》(Powers of Horror)이라는 저서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주체가 자신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자기와 아닌 것", 즉 자기 안에 있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외부로 밀어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 예시: 피, 죽은 시체, 오물 등은 자아와 경계를 흐리게 만들며, 이를 보고 느끼는 혐오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정체성의 방어기제입니다.
- 이 혐오의 대상은 종종 여성, 어머니, 이방인, 타자 등으로 구체화되며, 타자화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페미니즘, 문화 연구, 정신분석학에서 널리 응용되고 있습니다.
3. 간텍스트성(intertextuality)
크리스테바는 미하일 바흐친의 '대화성' 이론에 영향을 받아 이 개념을 발전시켰습니다.
- 그녀에 따르면, 어떤 텍스트도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고 다른 텍스트들의 흔적과 목소리가 얽혀 있는 장입니다.
- 즉, 모든 텍스트는 타자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응답하며 생성됩니다.
이러한 관점은 문학 분석을 단일 작가의 의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회적, 역사적, 언어적 맥락 속에서 해석하게 만듭니다.
기타 주요 개념
- 페미니즘과 여성 주체: 크리스테바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들과는 달리 여성성의 본질화에 비판적이며, 여성도 상징계 안에서 분열되고 복잡한 주체라고 주장합니다.
- 분열된 주체(split subject): 자아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상징적·기호적 긴장 속에서 끊임없이 분열되고 재구성되는 존재입니다.
정리
기호적 vs 상징적 | 언어 이전의 감각적 세계와 언어 이후의 질서적 세계 | 무의식, 리듬, 문법, 억압 |
혐오 | 자아 형성을 위한 타자 배제의 감정 | 타자성, 경계, 정체성 |
간텍스트성 | 텍스트 간의 상호작용 | 바흐친, 목소리, 다성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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