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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벤자민(Jessica Benjamin)은 미국의 정신분석가이자 페미니스트 이론가로, 객체관계이론(Object Relations Theory)과 인터서브젝티브(intersubjective) 정신분석, 그리고 젠더 이론을 접목시킨 획기적인 사유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의 대표 저서인 『The Bonds of Love: Psychoanalysis, Feminism, and the Problem of Domination (사랑의 유대: 정신분석, 페미니즘, 그리고 지배의 문제)』(1988)는 현대 정신분석과 페미니즘 담론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텍스트입니다. 이 책에서 벤자민은 사랑, 지배, 상호주체성, 젠더의 문제를 정신분석학적으로 파고들며, 기존의 프로이트적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The Bonds of Love』 핵심 내용 요약
1. 지배(domination)의 심리구조
- 벤자민은 인간 관계에서 지배-복종 관계가 형성되는 심리적, 문화적 뿌리를 탐색합니다.
- 사랑은 종종 평등한 상호작용이 아니라 자기(Self)와 타자(Other) 사이의 지배 구조 안에서 실현되며, 이는 어린 시절의 관계 양식에서 기원한다고 봅니다.
- 특히 여성은 자기 주체성을 포기하고 타자의 욕망에 동일시함으로써 “사랑받기 위한 복종”을 내면화한다고 분석합니다.
2. 프로이트와 융의 한계에 대한 비판
- 프로이트는 아버지-아들의 갈등(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주목했지만, 벤자민은 이 구조가 어머니-딸의 동일시 과정을 간과했다고 지적합니다.
- 여성은 ‘욕망하는 주체’로 자리매김되지 못한 채, 타자의 욕망에 종속되는 객체로만 남는다는 점에서 기존 정신분석학은 남성 중심적이라고 비판합니다.
3. 주체성의 탄생과 상호주체성(Intersubjectivity)
- 벤자민은 자아의 발달은 단순히 독립의 결과가 아니라 타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주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 이때 중요한 개념이 바로 **“인정(recognition)”**입니다. 즉, 자기 자신이 주체로 인정받는 동시에, 타자 역시 주체로 인정할 수 있어야 진정한 상호성의 관계가 성립됩니다.
- 그녀는 이러한 관계를 **“상호주체적 인정의 윤리”**라고 부릅니다.
4. 왜 여성은 복종을 사랑하게 되는가?
- 여성은 종종 복종을 통해 사랑과 애착을 확보하려고 하며, 이는 어린 시절의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 어머니는 사랑과 지지의 대상인 동시에, 동일시의 모델이기도 하며, 이 과정에서 여성은 타자(주로 남성)를 중심에 놓고 자신을 객체화하는 습관을 내면화합니다.
- 즉, “사랑받기 위해 복종을 선택하는 심리”는 사회구조적 강요인 동시에, 자기 형성 과정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제시카 벤자민의 주요 학설과 개념
1. Recognition (인정)
- 벤자민 사상의 핵심은 **“주체는 타자의 주체성을 인정함으로써 자신 역시 주체가 된다”**는 상호주체성 개념입니다.
- 이 개념은 해겔(Hegel)의 주인-노예 변증법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벤자민은 이를 정신분석의 관계 모델에 적용하여 발전시킵니다.
- 자기와 타자가 모두 주체로서 서로를 **"보는 관계"**가 성숙한 사랑, 혹은 자유로운 관계의 기반이 됩니다.
2. Doer and Done-to (행위자와 당하는 자)
- 인간은 종종 관계 속에서 자신을 행위자(Doer) 혹은 **당하는 자(Done-to)**로만 위치시키며, 이는 고정된 역할 구조를 낳습니다.
- 벤자민은 이 이분법이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고착화한다고 보고, 이를 해체할 수 있는 길이 상호 인정의 관계라고 주장합니다.
3. 통합적 여성 주체의 가능성
- 벤자민은 여성 주체가 자기 자신을 욕망하는 주체로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이는 단순한 독립이나 권력 쟁취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과 타자를 동시에 주체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실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페미니즘의 전환을 시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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